19911 부정어 (否定語)가 오기 전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을 주고 싶은 때에, 나는 그이가 이것을 받아줄 수 있을 것인가가 너무도 두려워서 많은 시간을 서성거리기만 하다가 어느 눈이 오려고 잔뜩 찌푸린 날에,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마구 떠들어대던 내 모습을 보았다. 나 이면서도 멀치감치서 바라보는듯한 이 관능적인 엿봄의 즐거움. 무엇이 중요한가. 정말로 무엇이 소중한가. 그렇게 소중한 것을 주었는데도 하나도 아쉽지 않으니...... 나는 모른다. 알 수가 없다. 이처럼 기꺼워하지도 않는 그대에게 가져다준 것이 정말 내게 소중했던 것이었는지, 그리고 나는 그대를 생각하면서도, 다른 이를 대상으로 말을 하고 있으니, 이젠 그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있으니. 그 아름다운 "그대"라는 의미의 소중함도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도 알 수가 없으니.. 2020. 11.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