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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비탈길 비탈길을 오른다. 숨이 차다. 고요한 안식 위에 몸을 뉘어본 기억이 아련하다. 혼자 떠난 길이기에 외롭고 힘겹다. 이미 서늘한 계절 속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등을 떠미는 햇살이 맑고 따스하다.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는데 마음은 벌써 어둠에 대한 근심의 불을 밝히고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곳에 약간의 소금을 뿌려댄다. 내 마음이 몸부림을 친다. 비탈길을 늘어뜨린 산등성이 어느 즈음에서 작지만 풍성하고 기댈만한 나무 하나 만난다. 낮게 드리운 가지에 피곤한 몸을 기대고 잠시 쉰다. 오래지 않아 가지가 휘고, 더 기대면 부러질 것 같아서 몸을 거둔다. 거둔 몸을 소박하게 잘 차려입은 들풀이 두터운 땅 위에 앉힌다. 축축한 기운이 스멀거려도 흔들림은 없다. 축축함이 깊어지면 다시 나무에 기댈지도 모른다. 누군가 .. 2020. 11. 4.
그녀가 나를 보았다 그녀는 나를 보고 미소를 지어 주었다. 순백의 천사처럼. She looked at me and gave me a smile. Like a pure white angel. 그리고 예츠 (William Butler Yeats)의 시 한 구절이 떠올랐다. ...... 나는 가난하여 가진 것이 꿈뿐이라 내 꿈을 그대 발 밑에 깔았습니다...... ...... But I, being poor, have only my dreams; I have spread my dreams under your feet;...... ⓓ 왜 이 시구가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아서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야 검색하여 찾을 수 있었다. 어쩌면 저 소녀를 문학적 감성 속에 존재하는, 순수한 사랑의 대상으로 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2020. 7. 25.
그대를 말함 내 영혼이 앉거나 누울 수 있는 안식처. 차분한 그늘이 드리운 반듯한 자욱이 있는 곳. 낮이나 밤이나, 늘 기대어 귀기울일 수 있는 이야기를 머금고 있는 사람. 벤치 위의 낙엽을 쓸어 내리듯, 가벼운 세월의 짐일지라도, 나는 어서 달려가 털어주고 싶습니다. 그대여. 2006-11-29 Speaking of Thou A shelter where my soul can seat and lie down, has calm shadow and honest vestige. Day or night, you are the one who always wear endless words that I long for as I lean over on you to taste those. Like sweeping down falle.. 2020. 7. 24.
만리장성에서의 금 Gold At The Great Wall 그녀가 내게 왔다. 그리고 그 순간, 그곳에서 색채를 띄는 유일한 존재가 되었다. She came to me. Then she became an only colored one at the place and at that moment. 2020.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