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1 비탈길 비탈길을 오른다. 숨이 차다. 고요한 안식 위에 몸을 뉘어본 기억이 아련하다. 혼자 떠난 길이기에 외롭고 힘겹다. 이미 서늘한 계절 속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등을 떠미는 햇살이 맑고 따스하다. 아직 해가 지려면 멀었는데 마음은 벌써 어둠에 대한 근심의 불을 밝히고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곳에 약간의 소금을 뿌려댄다. 내 마음이 몸부림을 친다. 비탈길을 늘어뜨린 산등성이 어느 즈음에서 작지만 풍성하고 기댈만한 나무 하나 만난다. 낮게 드리운 가지에 피곤한 몸을 기대고 잠시 쉰다. 오래지 않아 가지가 휘고, 더 기대면 부러질 것 같아서 몸을 거둔다. 거둔 몸을 소박하게 잘 차려입은 들풀이 두터운 땅 위에 앉힌다. 축축한 기운이 스멀거려도 흔들림은 없다. 축축함이 깊어지면 다시 나무에 기댈지도 모른다. 누군가 .. 2020. 11.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