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우 이야기1 늘 헐렁한 옷을 입어야만 했던 연우 씨 연우에게는 옷을 살 때마다 떨쳐버리지 못하는 강박증 같은 것이 있었다. 매번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에는 강박증이 시키는 대로 따르고야 말았다. 연우의 어릴 적 부모님들은 커다란 양품점을 운영하셨다. 중심 번화가에 있었던 그 양품점은 다양한 연령대의 아동복과 남녀 의류, 잡화, 액세서리와 각종 생활용품은 물론 담배와 고속버스 승차권까지 대행 판매하는 당시로서는 백화점 같은 양품점이었다. 규모가 큰 만큼 직원들도 많아서 한 번에 근무하는 직원 수가 예닐곱 명은 되었다. 기혼자를 빼고는 모두 안집이라고 불리는 매장 뒤의 거주 공간에서 숙식을 해결했으니 실로 대가족이 사는 곳이었다. 그런 고급 양품점 집의 맏아들이던 연우는 어울리지 않게도 늘 헌 옷을 고집했다. 대형 양품점의 안주인이던 연우의 어머니는 .. 2021. 3.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