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5일
뜬금없이 끼어든 신용산 중 내가 학교 운이 지지리도 없다고 여기게 된 시발점은 중학교 배정 때부터였다. 집 주변의 선린, 용산, 배문 다 제치고, 뜬금없는 신용산 중학교를 배정받게 되었다. 그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몰랐다. 신용산, 한강, 오산, 준경 등은 용산의 한강로를 중심으로 좌우에 위치하거나, 조금 더 동쪽으로 들어간 곳에 있는 학교들이었다. 나의 주무대인 원효로 라인과는 심리적으로, 거리상으로도 먼 곳이었다. "누군가의 착각이나 실수가 아니었을까"라고 짐작해 본다. 버스 노선이 지금보다 덜 촘촘하던 시절, 교통편이 많은 남영동으로 걸어서 나가거나, 버스를 타고 나가야 했다. 아니면 용산 청과물시장을 가로질러 한강로로 나가야 했다. 거기서 다시 동부이촌동으로 가는 진아교통 38번을 (버스 회..
2020. 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