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빗속에서 떨고 있던 산수국 두 송이.
도심 한가운데 높다란 두 빌딩 사이 숨죽인 채 자리한 자그마한 정원 구석.
그곳은 오고 가는 이들을 위한 작은 무대.
어울리지 않는 곳에 피어났지만, 무슨 상관이 있을까.
산수국은 산수국일 뿐이다.
도시라고 해서 산수국이 장미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에어컨 실외기의 뜨거운 바람에 지친 몸과 마음을 식히고 있었다.
“나는 이곳에 어울리는 존재인가?”
문득 나를 향한 질문이 솟아났다.
며칠 후 한여름의 열기에 흔들거리는 산수국 두 송이.
물기 가신 그 마음 두 개. 한증막 같은 열기 속에서 힘겨워 보였다.
그곳은 그 가련한 식물들의 보금자리.
어울리지 않는 곳이지만, 무슨 방법이 있을까.
삶은 삶일 뿐이다.
원치 않았던 곳이라고 해서 제힘으로 옮겨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또다시 비가 올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이곳을 떠나야 하는가?”
문득 익숙한 변심이 떠올랐다.

2025년 6월 29일
Mountain Hydrangea is in the Buildings
Two mountain hydrangeas bloom in the city, quietly reflecting on belonging, resilience, and the longing for rain.
condepark.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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