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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시

by 콘데미앙 2025. 7. 16.

 

찬 겨울이 묻어있는 나의 창 하나 있네.
내가 닫지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창 하나 있네.

삶 처럼 무거운 그늘을 드리우고
뿌연 세상에 맞선 나의 작은 도전들아.
시간 처럼 모든 것이 아득해 보이는 이 작은 공간들아.
결코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하는 아픔들아.
지워지지 않는 흔적들을 앞세운 잦아들지 않는 그리움들아.

잃어 버린 나의 정겨운 운율들아.
아이들의 발놀림 같이 사랑스럽고 지치지 않던 나의 시상들아.
닦지 않아도 빛나던 나의 깊은 열정들아.
봄으로 달려오던 철쭉들아.
뒤돌아 서면 보이던 작은 거울아.
그 거울에 흐르던 천 가지 나의 모습들아.
살며시 들리던 어머니의 나무 다듬던 소리들아.
늦은 밤 얼큰한 아버지의 겸연쩍던 발자욱 소리들아.

세상의 온갖 두려운 바람들이 스러지던 나의 창 하나 있었네.
내가 닫았지만 너무나도 또렷하게 보이던 나의 창 하나 있었네.

 

2007년 7월 28일


 

A Window

There is a window of mine where the cold of winter lingers. A window unseen, unopened—not by me. It casts a shadow heavy as life itself

condepark.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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