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주 묻는다. 신앙은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교회는 자본의 논리 속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막스 베버는 그의 고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경건한 청교도의 삶이 어떻게 자본주의의 정신을 낳았는지를 설명한다. ‘소명’으로 불리던 직업은 이제 ‘경쟁’이 되었고, 금욕과 자기 절제는 효율성과 이윤 추구의 미덕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신앙은 본래 그런 것이었나?
진보적인 신앙의 눈으로 보면, 이 책은 우리의 정신적인 거울이다. 베버는 이미 100년 전에,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예견한 듯하다.
“우리는 영혼 없는 전문가와 가슴 없는 향락인의 시대에 살고 있다.”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믿음 없는 지식, 사랑 없는 풍요. 이 두 가지가 지금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의 초상이라면, 교회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어야 할까?
하나님 앞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이, 자본 앞에서 효율적으로 살아가는 삶으로 바뀌어버린 지금, 우리는 ‘성공’이 아니라 ‘정의’와 ‘자비’를 다시 배워야 한다. 신앙은 체제의 도구가 아니다. 신앙은 사랑을 회복하는 길이다. 그리고 교회는 그 길을 함께 걷는 공동체여야 한다.
자본주의의 무게에 짓눌린 이 시대 믿음의 사람들이, 다시금 “가난한 자와 애통해하는 자”의 편에 서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신자에게도, 비신자에게도, 그리고 시대를 읽고 싶은 모든 이에게 깊은 통찰을 주는 책이다. 나는 묻는다.
“누가, 무엇이 우리에게서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마음을 앗아가고 있는가?”
2025년 5월 6일
A Progressive Christian Reflection on The Protestant Ethic and the Spirit of Capitalism
A progressive Christian reflection on gospel, justice, and love.
condepark.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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